여행 . 관광 . 산. 바다. 계곡. 맛집

페르세폴리스 관광

notes6324 2025. 9. 4. 23:07
728x90
반응형

페르세폴리스 관광

페르시아의 심장, 페르세폴리스: 2,500년의 시간을 걷는 최고의 경험 3

사라진 제국의 메아리를 듣다

자비의 산(Kuh-e Rahmat) 기슭, 광활한 대지 위에 세워진 125,000 제곱미터의 거대한 테라스. 그 위로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석주들은 마치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위대한 제국의 파수꾼처럼 2,500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의 심장, 페르세폴리스입니다.

이 도시는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폐허로 남아 그 주인을 잊은 후대 사람들은 전설 속 왕의 이름을 빌려 '잠시드의 왕좌(Takht-e Jamshid)'라는 신비로운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기원전 518년경, 다리우스 1세는 수사(Susa)나 바빌론 같은 행정 수도가 아닌, 제국의 위용과 부, 그리고 통합의 이념을 온 세상에 과시하기 위한 장엄한 의례용 수도를 구상했습니다. 페르세폴리스는 바로 그 위대한 비전의 결정체였습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 독보적인 유적은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니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문명 중 하나의 철학과 예술, 그리고 야망이 응축된 살아있는 역사책입니다.

추천 1: 제국의 문턱을 넘다 - 만국의 문과 위대한 계단

페르세폴리스에서의 경험은 제국의 권력이 어떻게 건축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지배하는지를 깨닫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첫 관문은 바로 '위대한 계단(The Grand Stairway)'입니다. 111개에 달하는 이 넓은 계단은 각 단의 높이가 매우 낮게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말을 탄 귀족들조차 말에서 내리지 않고 오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모든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고 경건한 마음으로 천천히 오르도록 유도하는 장치였습니다. 제국의 심장부로 들어서기 전, 방문객은 이 계단을 오르며 이미 심리적으로 제국의 질서에 순응하게 됩니다.  

계단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다리우스 1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 1세가 세운 '만국의 문(Gate of All Nations)'입니다.

제국에 속한 모든 민족의 사절단이 반드시 통과해야 했던 이 문은 그 이름처럼 페르시아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문의 서쪽 입구는 거대한 황소 상이, 동쪽 입구는 인간의 머리에 날개 달린 황소의 몸을 한 아시리아 양식의 신화적 존재 '라마수(Lamassu)'가 지키고 있습니다. 라마수는 본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수호신으로, 악을 막고 번영을 가져다준다고 믿어졌습니다.  

페르시아는 정복한 문명의 상징을 단순히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아시리아의 라마수가 가진 위협적인 인상을 지우고, 명상적인 평온함과 인간적인 표정을 불어넣어 페르시아만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재창조했습니다. 이는 무력만이 아닌 관용과 통합을 통해 제국을 다스리고자 했던 아케메네스 왕조의 세련된 통치 철학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계단에서 만국의 문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방문객을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넘어, 세속의 세계에서 제국의 신성한 공간으로 들어서는 경외감 가득한 통과 의례였던 셈입니다.  

추천 2: 돌에 새겨진 세계를 만나다 - 아파다나 궁전과 살아있는 부조

만국의 문을 지나면 페르세폴리스에서 가장 거대하고 화려했던 건물, '아파다나(Apadana)' 궁전의 흔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다리우스 1세가 짓기 시작해 크세르크세스 1세가 완성한 이 거대한 알현실은 한 번에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한때 20m가 넘는 높이의 기둥 72개가 숲처럼 솟아 지붕을 받치고 있었으나, 지금은 13개의 기둥만이 남아 그 시절의 영광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아파다나의 진정한 백미는 북쪽과 동쪽 계단에 끝없이 펼쳐진 부조입니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페르시아 제국의 이상적인 모습을 돌에 새긴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이자 정치적 선언문입니다. 부조에는 제국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 온 23개 민족의 사절단이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페르시아인들과 가장 가까운 민족으로 여겨져 행렬의 가장 앞에 선 메디아인, 멋진 그리핀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와 혈통 좋은 말을 바치는 아르메니아인, 혹 달린 황소를 끌고 오는 바빌로니아인, 그리고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에티오피아인까지, 각 민족은 고유의 복식과 머리 모양,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통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이 부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어디에서도 정복이나 강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절단은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자발적으로 왕에게 경의를 표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페르시아가 스스로를 어떻게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 무력으로 군림하는 정복자가 아니라, 다양한 민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계 질서의 수호자라는 이상적인 제국의 모습을 선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계단 곳곳에는 사자가 황소를 공격하는 부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페르시아의 새해 명절인 '노루즈(Nowruz)'를 상징합니다. 춘분에 열리는 이 축제에서 사자는 봄과 태양을, 황소는 겨울과 달을 의미하며, 사자의 승리는 곧 봄이 겨울을 이기고 새해가 시작됨을 뜻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파다나에서 열렸던 장엄한 의식이 바로 이 노루즈 축제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추천 3: 왕의 권력과 영생을 목도하다 - 백 개의 기둥의 홀과 나크시-에 로스탐

아파다나가 제국의 '외교 무대'였다면, 그 옆에 자리한 '백 개의 기둥의 홀(Hall of a Hundred Columns)'은 제국의 '군사적 심장부'였습니다. 크세르크세스 1세가 짓기 시작해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가 완성한 이 거대한 홀은 페르세폴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로, 이름 그대로 100개의 석조 기둥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주로 제국의 군 지휘관들과 정예 부대를 접견하는 알현실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설주에 새겨진 부조들은 옥좌에 앉은 왕을 여러 민족의 병사들이 떠받들고 있는 모습이나, 왕이 혼돈을 상징하는 신화 속 괴수를 물리치는 '왕의 위업'을 묘사하며 왕의 군사적 권위와 질서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페르시아 왕의 권력은 현세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권력이 신으로부터 왔으며 죽음을 넘어 영원히 지속된다는 믿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페르세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2km 떨어진 '나크시-에 로스탐(Naqsh-e Rostam)'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거대한 암벽을 통째로 깎아 만든 4기의 십자가 형태의 무덤이 나타나는 순간, 그 압도적인 풍경에 숨을 멈추게 됩니다. 이곳은 다리우스 1, 크세르크세스 1등 위대한 아케메네스 왕들이 잠든 영원의 안식처입니다. 무덤의 정면은 놀랍게도 페르세폴리스에 있는 궁전의 입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는 왕이 사후 세계에서도 현세와 같은 궁전에서 영생을 누린다는 믿음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무덤 가장 윗부분에는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의 형상 앞에서 왕이 경배를 드리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왕좌는 제국에 속한 여러 민족의 대표들이 떠받들고 있습니다. 이는 왕의 통치권이 아후라 마즈다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것이라는 '왕권신수설'을 명백히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결국 페르세폴리스와 나크시-에 로스탐은 분리된 두 유적지가 아니라,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전하는 거대한 기념물입니다. 페르세폴리스가 왕의 지상에서의 권력, 즉 군사력과 행정력, 외교력을 과시하는 무대였다면, 나크시-에 로스탐은 그 권력의 근원이 신에게 있으며 죽음을 초월해 영원히 지속될 것임을 선포하는 성소였습니다. 페르세폴리스가 왕이 '어떻게' 통치했는지를 보여준다면, 나크시-에 로스탐은 그가 '' 통치할 자격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둘을 함께 보았을 때 비로소 페르시아 제국이 꿈꿨던 위대한 이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간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기원전 330,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군대는 페르시아 전쟁 당시 크세르크세스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불태운 것에 대한 복수로 페르세폴리스를 약탈하고 불태웠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때 무너진 잔해가 흙과 모래 속에 묻히면서 수많은 부조가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완벽에 가깝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폐허로 남았지만, 돌기둥과 부조에 새겨진 페르시아의 꿈은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페르세폴리스 & 나크시-에 로스탐 필수 여행 정보

위치 (Location)

이란 파르스 주, 쉬라즈(Shiraz)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  

가는 법 (Getting There)

쉬라즈에서 택시 대절 또는 일일 투어 이용이 가장 일반적이며, 대중교통은 제한적입니다.  

방문 최적 시기 (Best Time to Visit)

온화한 날씨의 봄(3-5)과 가을(9-11)이 가장 좋습니다.  

추천 관람 시간 (Recommended Duration)

페르세폴리스 최소 3-4시간, 나크시-에 로스탐 약 1시간.  

운영 시간 (Opening Hours)

매일 오전 8시부터 일몰까지 운영됩니다.  

입장료 (Entrance Fee)

외국인 요금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으며,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 팁 (Key Tip)

유적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지식이 풍부한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충분한 물과 자외선 차단 용품을 반드시 준비하세요.  

좋아요. 구독 감사합니다! 행복한 여행 되세요^^

 

반응형

'여행 . 관광 . 산. 바다. 계곡.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로라&아잔타 석굴 관광  (51) 2025.09.07
바빌론성 관광  (33) 2025.09.05
장가계 관광  (23) 2025.09.04
쿠알라룸푸르 관광  (23) 2025.09.04
파묵칼레 관광  (26)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