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天冠山)관광
천관산, 하늘의 왕관: 완벽한 여정을 위한 다섯 가지 테마 가이드
서론: 하늘 왕관의 부름
전라남도 장흥의 남쪽 끝자락, 노령산맥의 마지막 기운이 다도해의 푸른 물결과 만나는 곳에 천관산(天冠山)이 솟아 있다. 이 산은 단순한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전설과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심오한 이중성을 품은 하나의 세계다. 천관산의 본질은 강렬한 대비의 조화 속에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화강암 기암괴석들은 '하늘의 기둥(天柱)' 이자 '천자의 면류관(天冠)' 이라 불리며 남성적인 장엄함을 뽐낸다. 반면, 그 품에 드넓게 펼쳐진 억새 평원은 '은빛 바다' 또는 '어머니의 품' 처럼 부드럽고 여성적인 매력으로 방문객을 감싼다. 이처럼 강인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성격이야말로 천관산 여정의 핵심을 이루는 서사다.
천관산의 명성은 예로부터 자자했다. 지리산, 내장산, 변산, 월출산과 더불어 '호남 5대 명산'의 반열에 올라 그 위상을 인정받아왔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1998년에는 전라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 2021년에는 그 빼어난 경관적, 역사문화적 가치를 국가적으로 공인받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천관산이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소중한 유산임을 의미한다.
산의 이름에 얽힌 두 가지 전설은 이곳에 신비로운 시간을 더한다. 하나는 신라 시대 화랑 김유신에게 버림받은 천관녀(天官女)가 이 산에 숨어 살았다는 애틋한 이야기다. 이 전설은 산에 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한 감성을 불어넣는다. 다른 하나는 정상부의 수많은 기암괴석이 마치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왕관(天冠)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다. 이 해석은 산이 지닌 장엄함과 시각적인 위용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이처럼 천관산은 한 편의 서사시와 같다. 장엄한 바위 능선과 부드러운 억새 바다,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전설이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테마 1: 은빛 바다 — 가을 하늘 아래를 걷다
천관산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가을, 정상부를 뒤덮은 억새 평원이 은빛으로 물결칠 때다. 이곳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로잡는 장엄한 자연의 교향곡이 펼쳐지는 무대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억새들은 일제히 "나를 오라" 손짓하고, 광활한 평원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은빛 바다'가 되어 넘실거린다. 그리고 그 사이를 거닐 때 귓가에 들려오는 '서걱서걱'하는 억새의 합창은 천관산 가을 산행의 상징적인 배경음악이 된다.
이 억새 평원의 규모에 대해서는 여러 기록이 존재한다. 일부 자료에서는 약 5만 평으로 언급되지만 , 다수의 자료는 그 규모를 약 40만 평(130만
m2)에 이른다고 기술한다. 이러한 차이는 억새가 가장 밀집된 핵심 군락지와 능선 전반에 걸쳐 분포하는 전체 생태계를 구분하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 규모가 어느 쪽이든, 정상부에 올라섰을 때 마주하는 억새의 바다는 하늘과 맞닿을 듯 광활하여 인간을 압도하는 경외감을 자아낸다는 사실이다.
이 황홀한 풍경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최적의 시기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다. 9월 말부터 자주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억새는 시간이 흐르며 갈색을 거쳐 은빛으로 변하고, 이 시기에 절정을 맞는다. 한낮의 햇살 아래에서는 눈부신 은빛으로,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는 온통 황금빛으로 빛나며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 절정의 시기에 맞춰 매년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 축제는 천관산의 가을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보통 10월 중하순의 주말에 개최되며 , 정상인 연대봉과 억새 능선 일원에서 펼쳐진다. 축제는 산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례(억새제례)를 시작으로 판소리 한마당과 같은 전통 공연, 그리고 '억새 아가씨 선발대회'와 같은 다채로운 주민 참여 행사로 구성된다. 때로는 축제 전야에 불꽃놀이가 곁들여지기도 해, 가을밤의 정취를 더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억새 평원의 이면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처럼 광활한 억새 군락은 과거 숲이 사라진 자리에 형성된 2차 초원인 경우가 많다. 나무가 사라진 민둥산에 햇살을 좋아하는 억새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이다. 따라서 눈앞에 펼쳐진 은빛 물결은 더없이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된 자연의 모습을 상징하는 '슬픈 풍경'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천관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있고 다층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단서가 된다.
테마 2: 화강암 조각 공원 — 거인들의 어깨를 거닐다
천관산의 성격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산의 뼈대를 이루는 장엄한 기암괴석이다. 억새 평원이 부드러운 서정시라면, 기암괴석 능선은 장엄한 영웅 서사시다. 이 바위들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라, 장구한 시간과 자연의 힘이 빚어낸 거대한 조각 작품이며, 그 지질학적 배경을 이해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가치를 마주할 수 있다.
천관산은 약 1억 4,5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 사이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전형적인 화강암 산지다. 땅속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식어 굳어진 화강암 덩어리가 지각 변동으로 융기한 후,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천관산의 독특한 경관을 설명하는 몇 가지 지질학적 용어를 알아두면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 토르(Tor)와 캐슬코피(Castle Koppie): 산의 능선을 따라 성곽처럼 늘어선 바위 봉우리들을 지칭한다. 이는 단단한 화강암의 핵(core) 부분만 남고 주변의 연한 암석이 풍화되어 사라지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바로 이 토르와 캐슬코피가 모여 천관산의 '왕관'과 같은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낸다.
- 구상풍화(Spheroidal Weathering): 환희대 주변에서 특히 잘 관찰되는 현상으로, 화강암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동심원 형태로 벗겨지는 풍화 작용을 말한다. 이로 인해 둥글고 독특한 모양의 핵석(核石)들이 만들어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지질학적 작용은 천관산 곳곳에 저마다의 이름과 이야기를 품은 봉우리들을 낳았다. 이 봉우리들은 단순한 지형지물이 아니라, 천관산이라는 거대한 서사의 주인공들이다.
- 연대봉(烟臺峰, 723m): 정상의 봉화 천관산의 최고봉으로 , 그 이름은 정상에 자리한 봉수대(烽燧臺)에서 유래했다. '연기 나는 제단'이라는 뜻처럼, 이곳은 과거 국가의 통신망 역할을 하던 봉화대이자, 가뭄이 들 때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였다. 이러한 사실은 <세종실록>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그 역사적 의미가 깊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지는데, 발아래로는 남해안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맑은 날에는 북쪽으로 월출산과 무등산, 남쪽으로는 바다 건너 제주도 한라산의 신비로운 모습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 환희대(歡喜臺): 환희의 너른 마당 뾰족한 봉우리가 아닌, 넓고 평탄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고원이다. '기쁨의 무대'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억새 능선으로 들어서는 관문 역할을 하며 가슴 벅찬 환희를 안겨준다. 숲길을 따라 오르던 등산객이 마침내 하늘과 맞닿은 이 너른 마당에 서는 순간, 산행의 성격은 완전히 바뀌어 구름 위를 산책하는 듯한 비현실적인 경험이 시작된다.
- 구룡봉(九龍峰): 아홉 마리 용의 꿈틀거림 이름 그대로 아홉 개의 암봉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봉우리다. 천관문학관에서 시작하는 등산로의 주요 경유지로 , 천관산의 거칠고 역동적인 바위의 매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 불영봉(佛影峰): 부처의 그림자 탑산사에서 출발하는 인기 코스 초입에 만나는 상징적인 바위다. 부처의 그림자가 비친 듯한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 가파른 초반 오르막을 끝내고 본격적인 능선 산행이 시작됨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곳에 서면 비로소 천관산의 명성 높은 능선과 바다 조망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외에도 산 곳곳에는 양근암(陽根岩), 금수굴(禽獸窟), 기바위(龜岩), 사자바위(獅子岩) 등 해학적이고 신화적인 이름들이 붙은 바위들이 즐비하다. 이처럼 천관산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정상인 연대봉을 정복하는 데 있지 않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경험담이 증명하듯, 천관산 산행의 백미는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따라 걷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구름 위의 산책' , '능선길과 바다의 조화' 와 같은 표현들은 정상이 아닌 능선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말해준다. 따라서 천관산 산행은 정상을 향한 수직적 등반이 아니라, 하늘과 바다 사이를 잇는 수평적 능선 순례로 이해할 때 그 진면목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테마 3: 순례자의 길 — 나만의 등반 코스 선택하기
천관산에는 10개가 넘는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지만 , 그중에서도 등산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적인 코스들이 있다. 천관산은 전반적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비교적 오르기 쉬운 산으로 평가받지만 , 일부 구간은 경사가 가팔라 만만히 볼 수만은 없다. 중요한 것은 각 등산로가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풍경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산행의 경험은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히 거리와 시간만으로 코스를 선택하기보다, 각 길이 품고 있는 고유한 성격을 이해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순례의 길'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A. 고전주의자의 길 (장천재 기점)
가장 대중적이고 균형 잡힌 코스로, 천관산의 다채로운 매력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정석과도 같은 길이다.
- 주요 경유지: 장천재 → 금강굴 → 환희대 → 연대봉
- 경험의 특징: 이 코스는 장흥 위씨 문중의 재실인 고즈넉한 장천재(長川齋)에서 시작하여 , 금강굴과 같은 신비로운 동굴을 지나고 , 마침내 환희대의 너른 마당에 올라서며 극적인 풍경의 전환을 맞이한다. 숲과 바위, 그리고 광활한 억새 평원으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전개는 한 편의 잘 짜인 기승전결 구조의 드라마를 감상하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천관산의 모든 것을 빠짐없이 느끼고 싶은 이에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다.
B. 하늘로 가는 급행열차 (탑산사 기점)
최단 시간에 주능선의 황홀한 풍경을 만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효율적인 코스다.
- 주요 경유지: 탑산사 → 불영봉 → 연대봉
- 경험의 특징: 이 코스는 '속도'와 '보상'이 핵심이다. 초반 20~30분간의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면 , 불영봉에 다다르는 순간부터 거짓말처럼 편안하고 아름다운 능선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짧은 고통 끝에 즉각적으로 주어지는 장엄한 조망은 그 어떤 코스보다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힘든 구간을 빨리 끝내고 능선에서의 시간을 최대한 즐기고 싶은 등산객에게 최적화된 길이다.
C. 숲의 은둔자 코스 (자연휴양림 기점)
고요한 숲속에서의 사색과 치유를 우선시하는 이들을 위한 길이다.
- 주요 경유지: 천관산 자연휴양림 → 진죽봉 → 환희대 → 연대봉
- 경험의 특징: 이 코스는 잘 관리된 국립자연휴양림의 울창한 숲을 통과하며 시작된다. 다른 코스에 비해 비교적 한적하여,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벗 삼아 고요하고 명상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깊은 숲에서의 '산림욕'을 통해 심신을 정화한 후, 마침내 탁 트인 정상 능선에 올라섰을 때의 해방감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휴양림에 머물거나 조용한 산행을 선호하는 이에게 추천된다.
D. 문학의 길 (천관문학관 기점)
자연과 문학, 육체적 도전과 지적 탐구를 결합한 독특한 코스다.
- 주요 경유지: 천관문학관 → 탑산사 → 구룡봉 → 환희대 → 연대봉
- 경험의 특징: 이 여정은 천관산 문학공원과 문학관에서 시작하여, 장흥의 문학적 자취를 먼저 마음에 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산행은 천관산의 기암괴석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구룡봉을 넘는 도전적인 경로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길은 몸과 마음이 함께 풍요로워지는, 가장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장흥의 문학적 영혼과 천관산의 야성적인 심장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에게 어울리는 길이다.
천관산 등산 코스 비교 가이드
다음 표는 주요 등산 코스의 특징을 한눈에 비교하여 최적의 선택을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코스 테마 | 출발점 | 주요 경유지 | 거리 (km) | 평균 소요 시간 | 특징 및 추천 대상 |
고전주의자의 길 | 장천재 | 금강굴, 환희대, 연대봉 | 약 4.5 km | 약 2시간 10분 | 가장 인기 있는 균형 잡힌 코스. 숲, 동굴, 바위, 억새 등 천관산의 모든 요소를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천관산의 정수를 느끼고 싶은 이에게 최적. |
하늘로 가는 급행열차 | 탑산사 | 불영봉, 연대봉 | 약 2.1 km | 약 1시간 10분 | 최단 시간 내에 주능선에 도달하는 코스. 초반의 가파른 오르막을 감수하면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짐. 시간이 부족한 등산객에게 추천. |
숲의 은둔자 코스 | 자연휴양림 | 진죽봉, 환희대, 연대봉 | 약 2.8 km | 약 1시간 30분 | 휴양림의 울창한 숲을 통과하는 고요한 코스. 조용한 산림욕을 즐기다 정상의 탁 트인 풍경을 만나고 싶은 이에게 적합. |
문학의 길 | 천관문학관 | 탑산사, 구룡봉, 환희대 | 약 4.2 km | 약 2시간 | 문학공원 탐방과 역동적인 구룡봉 등반을 결합한 코스. 문화적 탐구와 육체적 도전을 동시에 원하는 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 |
테마 4: 산의 품 안에서 — 산기슭의 문화와 휴식
천관산의 매력은 오직 정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혹은 산행 전후에 그 너른 품에 안겨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들이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천관산을 단순한 등산의 대상을 넘어, 온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복합적인 여행지로 만들어준다.
천관산 문학공원 & 문학관
천관산 자락에 자리한 문학공원은 장흥이 지닌 풍부한 문학적 자산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부심이 빚어낸 독특한 공간이다. 이곳의 시작은 대덕읍 주민들이 직접 단풍나무를 심고, 등산로를 따라 400여 개의 각기 다른 모양의 돌탑을 쌓아 올린 자발적인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천관산의 문화적 경관이 관 주도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애정과 정성으로 가꾸어졌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공원 곳곳에는 장흥 출신 문인들을 기리는 100여 개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어, 자연 속에서 문학의 향기를 음미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공원 위쪽에는 공립 문학관인 천관문학관이 자리하여 장흥 문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천관산 자연휴양림 & 동백숲
천관산 자연휴양림은 자연 속에서의 온전한 휴식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다. 펜션형 통나무집과 같은 숙박시설부터 숲속 야영장, 캠핑 데크까지 다양한 형태의 체류가 가능하다. 야영장은 평지에 파쇄석이 깔린 사이트와 경사지에 위치한 데크 사이트로 나뉘어 있어, 캠핑 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휴양림 내에는 자연관찰로, 어린이 놀이터, 물놀이터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은 휴양림과 인접한 '천관산 동백생태숲'이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동백나무 자생 군락지 중 하나로, 수령 50년에서 200년에 이르는 토종 동백나무 2만여 그루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억새가 가을의 주인공이라면, 동백은 겨울과 이른 봄의 주인공이다. 눈 속에서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의 강렬한 생명력은 가을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천관산을 사계절 내내 찾을 이유를 만들어준다.
고찰의 향기: 천관사와 탑산사
천관산의 품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들이 자리하여 산의 영적인 깊이를 더한다.
- 천관사(天冠寺): 신라 애장왕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고찰로, 한때는 89개의 암자를 거느렸을 만큼 번성했으나 지금은 그 터와 몇몇 문화재만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보로 지정된 3층 석탑과 5층 석탑 등은 천관사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묵묵히 증언하며 방문객을 맞는다.
- 탑산사(塔山寺): 천관문학관과 인접하여 주요 등산로의 시작점 역할을 하는 사찰이다. 사찰 주변과 등산로에 늘어선 수많은 돌탑들은 문학공원의 돌탑과 어우러져 독특하고 인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처럼 천관산 산기슭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자연 속 휴식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공간이다. 정상의 장엄한 풍경뿐만 아니라, 산이 품고 있는 이러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함께 경험할 때 비로소 천관산 여행은 더욱 완전해진다.
테마 5: 완벽한 여정 — 천관산 탐방을 위한 실용 가이드
성공적인 천관산 여정은 철저한 준비에서 시작된다. 산의 계절별 특징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준비물을 갖추며, 현실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의 필수 조건이다.
여행자를 위한 사계절 안내
천관산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 봄 (3월~5월): 산자락의 붉은 동백꽃과 능선을 따라 피어나는 분홍빛 진달래가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 여름 (6월~8월): 짙푸른 녹음과 시원한 계곡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청량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 가을 (9월~11월): 단연 최고의 계절. 온 산을 뒤덮은 억새가 은빛과 황금빛으로 물결치며 환상적인 장관을 이룬다.
- 겨울 (12월~2월): 공기는 차갑지만, 그만큼 시야는 멀리까지 트여 가장 선명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눈 덮인 화강암 봉우리의 앙상한 아름다움은 또 다른 매력이다.
필수 준비물: 천관산 맞춤 체크리스트
천관산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
- 등산화: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는 표현처럼, 천관산은 암반 구간이 많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더라도 화강암 표면은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접지력이 우수한 전문 등산화는 필수다.
- 방풍의: 정상 능선은 나무 한 그루 없는 완전한 개활지다. 따라서 바람이 없는 평온한 날씨에도 능선 위는 강한 바람이 부는 경우가 많다. 체온 유지를 위해 가볍고 방풍 기능이 뛰어난 재킷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 등산 스틱: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에서 무릎의 부담을 덜어주고 균형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탑산사 코스의 초반 급경사나 장천재 코스의 하산길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 기타: 충분한 식수와 간편한 행동식,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와 선크림은 기본적인 준비물이다.
교통 및 시설 정보
- 접근성: 주요 들머리인 장천재와 탑산사는 각각 관산읍과 대덕읍에 위치하고 있으며, 차량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 주차: 천관산도립공원 주차장, 탑산사 주차장 등 주요 들머리에는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문의처: 천관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061-867-7075) 나 장흥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접근성에 대한 솔직한 안내
천관산의 접근성은 방문 목적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주차장 주변에는 장애인 화장실과 같은 일부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주 출입 접근로 일부는 단차 없이 평탄한 구간도 있다. 그러나 이는 산행 시작점까지의 이야기다. 본격적인 등산로는 바위와 계단,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휠체어 접근은 불가능하며, 거동이 불편한 방문객에게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산행을 목적으로 할 경우, 보편적 접근성은 확보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산 너머의 즐거움
천관산에서의 감동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장흥의 다른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신선한 키조개, 한우, 표고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장흥 삼합'으로 유명한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을 방문하여 미식의 즐거움을 누리거나, 정남진의 다른 관광지들을 연계하여 여행의 반경을 넓힐 수 있다. 천관산의 장엄한 자연과 장흥의 맛과 멋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당신의 여정은 완벽한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좋아요. 구독 감사합니다! 행복한 여행 되세요^^
'여행 . 관광 . 산. 바다. 계곡.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 미륵산(彌勒山)관광 (43) | 2025.07.31 |
---|---|
보은 구병산(九屛山)관광 (48) | 2025.07.31 |
해남 두륜산(頭輪山)관광 (67) | 2025.07.30 |
화천 용화산(龍華山)관광 (62) | 2025.07.30 |
단양 도락산(道樂山)관광 (52) | 2025.07.30 |